[혜전대학교 학보사] 보물섬 에세이 (17년 08월호) 보물을 찾아 떠난 젊은 날의 항해-사막마라톤을 시작으로 무인도 탐험까지글.윤승철 / 작가, 무인도섬테마연구소 대표 삶이라는 항해에서 보물섬을 발견할 수 있는 것,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젊은 날에 그것을 스스로 개척하고 탐험하는 가운데 얻은 쾌거라면 그 또한 능력이고 자랑이지 않을까. 최연소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래머이자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운영하는 윤승철 작가가 바로 그러한 경우, 도전과 탐험으로 삶이라는 항해에서 방향키를 잡은 그의 이야기와 함께해본다. 사막에서부터 무인도까지의 보물 탐험중학교 때 학교에서 유리를 밟고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발목이 돌아가면서 정강이뼈가 부러져서 4개월 정도를 병원에 입원, 3개월 정도를 발가락부터 허벅지까지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어야 했다. 오랜 병원생활로 비만이 되었고 이때 평발에 하지정맥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더욱이 다치면서 왼쪽 무릎의 성장판을 다쳐 오른쪽 무릎에도 성장을 멈추게 하는 주사를 맞아야 했다. 퇴원을 하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5km 이상 걸어보지 못했던 내가 대학생이 되자마자 사막마라톤을 가겠다고 생각한 것은 교수님의 과제 때문이었다. 대학생이 된 후 받은 첫 과제가 소설쓰기, 평소 잘 걷지도 뛰지도 못하니 ‘소설 속 주인공만은 잘 뛰고 잘 달리는 친구로 써보자'라고 소재를 찾다가 우연히 TV를 통해 누군가 사막을 달리는 것을 보았다. 그때부터 현실적으로‘나도 내 일생에 언젠간 사막을 달려보자'란 마음이 생겼고 재활치료부터 시작하여 군대에 가있는 동안까지 포함해 3년 반을 준비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사막마라톤대회 참가비였다. 사막마라톤에 참가하는데 참가비가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내가 잘 달릴 수 있을까'란 생각만 하고 체력적인 걱정만 했는데 막상 휴학을 하고 나서야 7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생전 처음으로 ‘제안서’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진정한 의미의 사막 탐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30군데 정도의 회사에 제안서를 보냈는데 모두 거절당했다. 하지만 회사 차원으로 후원은 못 받았지만 제안서 정리부터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었으며 친구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로부터는 힘내라는 격려를 받았다. ‘남은 대회 기간까지만 더 해보자’란 생각으로 100여 군데가 넘는 곳에 후원을 요청하였고 결과적으로 참가비와 경비, 항공료, 장비 일체를 후원받을 수 있었다. 젊은 날의 도전과 탐험은 진정한 보물사막 4곳(이집트 사하라 사막, 중국 고비 사막, 칠레 아타카마 사막, 남극)을 5번에 걸쳐 달렸다. 총 1,250km를 달려 최연소 사막, 극지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리고 준비과정과 달리면서 느낀 점들을 글로 정리하여 ‘달리는 청춘의 시’라는 책을 펴냈는데, 운이 좋게도 2013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요즘은 ‘탐험문학’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만들어 글을 쓰며 무인도를 탐험하고 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만들어 섬으로 가 봉사활동을 하고, 해양협동조합을 만들어 섬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업사이클링이나 해양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무인도와 관련한 책을 쓰고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무인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무인도를 테마로 하는 청소년 교육사업과 섬의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예술가들을 위한 섬 빈집 스테이 프로그램도 펼친 계획이다. 세상에 완벽한 때가 있을까? 젊었을 때는 시간과 건강이 있지만 돈이 없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시간이 없다. 나이가 들면 몸이 따라주지 않을 것이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모든 일에 완벽한 타이밍이란 없을지 모른다. 앞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관심 있는 일이 생기면 일단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보물섬을 찾아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건 찾아나서는 자의 몫이다. 진정한 의미의 보물은 그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동력, 젊은 날의 도전과 탐험 정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