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섬 남북한 합쳐 4394개 남한 유인도 473개, 무인도 2876개군도·열도·제도 비슷해도 달라재미있는 섬 이름도 수두룩 물 위로 드러난 땅. 유사 이래 섬은 사람에게 정복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예술가가 섬을 화두로 삼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을 읊조리고 그림 그리고 꿈꿨다. 요즈음 섬은 특별한 여행지, 일상 탈출과 휴식의 대상이다. 도시를 떠나 도망치고 싶은 곳, 조용히 쉬고 싶은 곳으로 인식되는 게 대세다. 배가 들고 나는 항구에서부터 두근두근 섬 여행은 시작된다. 일렁이는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 또다른 땅에 발을 내딛는 것. 거기 무엇이 있을까. ESC가 우리나라 섬들의 특별한 그 무엇을 찾아 나섰다. 무인도 이야기에서부터, 볼 것 없던 섬에서 예술 섬으로 바뀌어가는 섬, 걷고 싶은 섬, 특별히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는 섬까지 두루 모았다. 먼저, 섬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고 가자. 섬에 대해 보통 사람이 평소 품고 있었음직한 궁금증 8가지를 추렸다. 섬엔 왜 뱀이 많을까 “거기 여름엔 가지 마세요. 뱀 천지니까.” 지난해 여름 남해안의 어느 섬을 여행하려다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 섬에 왜 뱀이 많을까. 천적이 줄면서 뱀 개체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독수리·매 등 맹금류와 오소리·족제비 등이 뱀의 천적인데 모두 희귀종이 돼버린 탓이다. 모든 섬에 뱀이 많은 건 아니다. 울릉도엔 뱀이 없다. 서남해안의 섬들은 육지에서 갈라져 나간 것이지만, 울릉도 독도는 화산섬이다. 울릉도는 1만년 전까지 분화했다고 한다. 뱀을 일부러 가져가지 않는 이상 뱀이 나올 수 없는 섬이다. 제주도도 화산섬이지만 이곳엔 각종 뱀이 유입돼 서식한다. 큰 섬들 중엔 멧돼지나 고라니가 크게 늘어나 농작물 피해를 보는 곳도 많다. 재밌는 섬 이름 섬 이름 중엔 꽃섬·나비섬·쑥섬 등 예쁜 한글 이름도 많지만 대개는 한자 이름이다. 한자 발음 때문에 생소하게 들리는 섬 이름도 많다. 격렬비열도. 매우 격렬하거나 비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이 섬은 충남 태안군 앞바다의 무인도 무리다. ‘기러기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모습’이라는 뜻의 격렬비도 3개가 모여 있다. 북격렬비도·동격렬비도·서격렬비도가 둥글게 열을 지어 있어 격렬비열도다. 전남 고흥군의 섬 시산도는 지명으로는 드물게 ‘시’(詩) 자가 들어 있다. ‘시(詩)의 산(山)’이라니, 정말 시적인 섬 이름이다. 하지만 유래는 좀 싱겁다. 마을 지형이 활 모양이어서 ‘활 시(矢)’ 자를 쓰다가 1995년 바꿨다. 섬 경치가 아름다운 고장이므로 문인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개명했다고 한다. 전남 완도군 소안도는 1300여 가구가 1년 내내 태극기를 게양하는 ‘태극기 섬’이자 89명의 항일독립투사를 배출한 항일의 섬이다. 소안도 옆 섬 이름이 당사도인데 주민들은 자지도로 더 많이 부른다. 자지도(者只島)는 한때 항문도라 불렀다. 육지로 드는 관문 섬이어서 항문도(港門島)라 했는데, 부르기 불편해 주민들에게 익숙한 자지도로 다시 바꿨다. 결국 더욱 불편해져서 1982년 당사도(제 올리는 사당이 있는 섬)로 또 바꿨다. 섬과 대륙 섬은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크고 작은 땅을 말한다. 물론 거대한 대륙도 바다에 둘러싸여 있기는 하지만 섬으로 부르지는 않는다. 지리학적으로 그린란드(북미의 덴마크령)보다 규모가 작으면 통상 섬으로 규정된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오세아니아 대륙이다. 군도, 제도, 열도 셋 다 무리지어 한 지역에 모여 있는 섬무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근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무리를 군도라 부르고, 육지와 멀리 떨어진 대양에 무리지어 있는 섬들을 제도라고 한다. 열도는 길게 줄지어 늘어선 섬무리다. 군산 앞바다의 고군산군도, 보령 앞바다의 격렬비열도, 하와이제도, 알류샨열도 등.우리나라 섬은 몇개? 유인도는 행정안전부가, 무인도는 해양수산부가 맡는다. 두 기관에 따르면 남한의 유인도는 제주도를 포함해 473개(2016년 9월 기준), 무인도는 2876개(2012년 기준)다. 합하면 3349개다. 여기에 북한의 섬 1045개를 더하면 대한민국의 섬은 4394개가 된다. 강이나 호수의 섬은 제외한, 바다에 있는 섬 개수다. 참고로, 일본은 6852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원문보기